ADC 대량 생산 공정, 실험실 프로토콜과 무엇이 다른가
항체에 형광 라벨을 붙이는 실험은 대부분 비슷한 순서를 따릅니다. 아민이 없는 버퍼로 바꾸고, 표지 시약을 넣고, 미반응 물질을 제거합니다. 그런데 이 익숙한 절차를 그대로 ADC(항체-약물 접합체, Antibody-Drug Conjugate) 상업 생산 규모로 옮기려고 하면 곳곳에서 막힙니다. 원심분리 필터로는 처리할 수 없는 부피, 실험실 권장 농도의 5~20배에 달하는 반응 농도, 그리고 무엇보다 "왜 어떤 ADC는 Lysine에 붙이고 어떤 ADC는 Cysteine에 붙이는가"라는 질문까지 이어집니다.
최근 ADC 신약을 다루는 회사들이 늘어나면서, CMC나 공정개발 직무를 준비하는 분들 사이에서 이 질문들이 자주 오갑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험실 스케일의 항체 접합(Conjugation) 프로토콜에서 출발해, 그 원리가 대량 cGMP 공정에서 어떻게 확장되고 변형되는지, 그리고 pH·첨가물 같은 공정 변수가 DAR(Drug-to-Antibody Ratio)·순도·역가(Potency) 같은 CQA(Critical Quality Attribute)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실제 문헌 기반으로 정리합니다.
실험실 접합 프로토콜의 기본 골격
고전적인 항체 접합은 세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 버퍼 교환 — Tris, Glycine, BSA처럼 반응에 끼어드는 아민 성분을 제거하고, PBS나 중탄산 버퍼(pH 7.2~8.5)로 교체합니다.
- 접합 반응 — NHS-ester 형태의 라벨을 DMSO 등 유기용매에 녹여 항체 대비 3~20배 몰 과량으로 투입하고, 실온에서 30~60분 반응시킵니다.
- 정제 및 특성 분석 — 크기 배제 스핀 컬럼이나 투석으로 미반응 라벨을 제거하고, UV-Vis로 표지율(라벨:단백질 비율)을 계산합니다.
이 골격 자체는 대량 공정에서도 유지됩니다. 버퍼 교환 → 반응 → 정제라는 순서는 그대로입니다. 달라지는 것은 각 단계를 구현하는 장비와, 반응을 어느 위치에서 일으키느냐는 화학적 선택입니다.
왜 아민을 그렇게까지 철저히 제거해야 하는가
NHS-ester 화학은 1차 아민기와 반응합니다. 문제는 버퍼 속 Tris나 Glycine, 안정제로 들어간 BSA 같은 성분의 분자 수가 항체 분자 수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는 데 있습니다. 이 상태로 반응시키면 라벨이 항체가 아닌 불순물에 대부분 소모되어 표지 효율이 무너집니다.
실험실에서는 이 문제를 분자량 컷오프(MWCO) 스핀 컬럼이나 Protein A/G 정제 키트로 해결합니다. 다만 BSA(약 66 kDa)는 항체(약 150 kDa)와 크기가 비슷해 단순 필터로는 걸러지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어, BSA 비중이 크다면 Protein A/G 레진 기반 정제가 필요합니다.
대량 공정에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피해가는가
상업 생산에서는 스핀 컬럼이나 소량 투석 자체를 쓰지 않습니다. 대신 두 가지 전략을 함께 씁니다.
1) 원료 단계에서부터 불순물을 차단한다
상업 공정에 투입되는 벌크(Bulk) 항체는 연구용 시약처럼 BSA나 Tris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자체 생물반응기에서 생산되어 Protein A 정제를 거친 뒤, 히스티딘이나 숙신산 버퍼처럼 아민 간섭이 적은 최소한의 제형 성분만 남긴 고순도 상태로 접합 공정에 입고됩니다.
2) TFF(접선류 여과, Tangential Flow Filtration)로 버퍼를 통째로 교체한다
실험실의 스핀 컬럼을 대체하는 대량 공정의 핵심 장비가 TFF입니다. 용액을 필터 표면과 평행하게 흘려보내(Cross-flow) 항체는 필터를 통과하지 못한 채 순환시키고, 작은 아민 분자나 미반응 링커·유기용매는 필터 밖으로 빠져나가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새 버퍼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디아필트레이션(Diafiltration)을 결합하면, 버퍼 성분을 사실상 완전히 교환하면서도 항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TFF가 ADC 공정 안에서 최소 세 번, 서로 다른 목적으로 등장한다는 사실입니다.
| 단계 | 명칭 | 목적 |
|---|---|---|
| 배양액 수확(Harvest) | 마이크로필트레이션 TFF | 세포·세포 파쇄물 제거, 정제 대상 단백질 확보 |
| 항체 정제 후 | UF/DF (농축·버퍼 교환) | 고농도 Bulk 항체 제조, 접합용 버퍼로 교환 |
| 접합 반응 후 | UF/DF (정제·제형화) | 미반응 독성 Payload·유기용매 제거, 최종 제형 버퍼 교환 |
즉 일반 항체 의약품은 최소 2회, ADC는 접합 반응이라는 단계가 하나 더 붙기 때문에 최소 3회의 TFF 공정을 거치는 셈입니다. 정제가 끝난 뒤에도 TFF를 다시 쓰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컬럼을 통과한 항체는 부피가 크고 농도가 낮아, 주사제 수준(50~150 mg/mL)까지 농축하고 최종 보존 버퍼로 바꿔야 하기 때문입니다.
반응 농도부터 실험실과 다르다
실험실 프로토콜에서 권장하는 1~2 mg/mL는 소량 핸들링과 응집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안전한 가이드라인일 뿐입니다. 상업 공정에서는 보통 5~20 mg/mL, 경우에 따라 그 이상의 농도에서 반응시킵니다. 농도를 올리면 반응 속도와 접합 효율이 높아지는 동시에, 같은 양의 항체를 처리하는 데 필요한 탱크 부피와 버퍼 사용량, TFF 처리 시간이 크게 줄어들어 공정 경제성이 개선됩니다. 다만 농도가 높아질수록 소수성 Payload가 다닥다닥 붙으면서 항체끼리 엉겨 붙는 응집(Aggregation) 리스크도 함께 커지기 때문에, 교반 속도와 온도, 유기용매 비율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공정 최적화가 반드시 뒤따릅니다.
어디에 붙이는가: Lysine과 Cysteine의 갈림길
ADC 접합 화학에서 가장 근본적인 선택은 "항체의 어느 잔기에 약물을 붙일 것인가"입니다. IgG1 항체에는 Lysine 잔기가 약 80~90개 있어 무작위로 반응시킬 수 있지만, 그만큼 결합 위치와 개수가 제각각인 불균일한 혼합물이 만들어집니다. 반면 Cysteine은 항체의 사슬 간 이황화 결합(Interchain disulfide bond)을 부분적으로 환원시켜 노출시키는 방식이라, 개수를 4개 또는 8개 수준으로 제어할 수 있어 훨씬 균일한 DAR을 얻을 수 있습니다.
실제 시판 ADC들도 이 두 화학을 나누어 씁니다. Kadcyla(트라스투주맙 엠탄신)는 Lysine 접합 방식을 쓰는 대표적인 1세대 ADC이며, Adcetris(브렌툭시맙 베도틴)와 Enhertu(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는 Cysteine 접합 방식을 씁니다.[1][2] 특히 Enhertu는 항체의 사슬 간 이황화 결합을 모두 환원시킨 뒤 8개의 Cysteine 자리에 Payload를 붙여 DAR 8이라는 균일하고 높은 값을 구현한 사례로, 최근 3세대 ADC들이 지향하는 방향을 보여줍니다.[3]
| 구분 | Lysine 접합 | Cysteine 접합 |
|---|---|---|
| 반응 조건 | 약염기성, pH 7.5~8.5 부근 | 중성~약산성, pH 6.5~7.5 부근 |
| 화학 | NHS-ester | Maleimide |
| 균일성 | 낮음 (DAR 분포 0~8, 다수의 결합 위치) | 상대적으로 높음 (DAR 2/4/6/8 제어 가능) |
| 공정 특징 | 환원 단계 불필요, 공정 단순 | TCEP 환원 단계 추가 필요 |
| 대표 사례 | Kadcyla | Adcetris, Enhertu |
pH가 CQA를 좌우하는 지점
공정 중 pH를 미세 조정하는 이유는 특정 잔기의 반응성을 선택적으로 끌어내기 위함입니다. 여기서 pH가 최적 범위를 벗어나면 CQA에 곧바로 영향을 줍니다.
- Lysine 타겟 공정(pH 8 부근): Lysine의 아민기는 pKa가 약 10.5로 높아, pH가 낮으면 양성자화되어 반응성을 잃습니다. 그런데 pH를 8.5 이상으로 지나치게 올리면 NHS-ester 링커 자체가 물에 의해 가수분해되는 속도가 급증합니다. 결과적으로 약물이 제대로 붙지 못해 DAR이 떨어지고, 분해 산물이 늘어 순도가 저하됩니다.
- Cysteine 타겟 공정(pH 6.5~7.5): Cysteine의 티올기는 pKa가 약 8.3으로, 이 범위에서 Maleimide와의 반응이 가장 선택적입니다. pH가 8.0 이상으로 올라가면 Maleimide가 Cysteine뿐 아니라 주변 Lysine과도 교차 반응을 일으켜, 원치 않는 위치에 약물이 붙는 불균일성이 커지고 순도가 낮아집니다.
첨가물이 남기는 흔적: 유기용매와 계면활성제
대부분의 세포독성 Payload(Exatecan, MMAE 등)는 수용액에 거의 녹지 않는 소수성 물질입니다. 이를 항체 용액과 섞기 위해 공정 중 보통 5~15% 수준의 유기 공용매(DMSO, DMAc 등)를 첨가합니다. 이 농도가 임계값(대략 15~20%)을 넘어서면 항체의 3차 구조가 풀리는 변성이 일어나고, 변성된 항체끼리 엉겨 붙어 고분자량 응집체가 형성되면서 순도가 떨어집니다. 구조가 흐트러진 항체는 표적 항원에 대한 결합력도 함께 낮아지므로, 세포 내 흡수(Internalization)가 줄어들어 최종 역가(Potency)까지 감소하는 연쇄 반응으로 이어집니다.
제형화 단계에서 응집을 막기 위해 넣는 Polysorbate(PS-20, PS-80) 계면활성제도 마찬가지로 관리 대상입니다. 최근 리뷰 논문은 Polysorbate가 빛 노출이나 미량 금속 오염에 의해 산화되면서 반응성 알데히드와 과산화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4] 이런 산화 부산물은 링커의 조기 절단이나 항체 잔기(Methionine 등)의 산화를 유발할 수 있어, 첨가물 하나가 구조 안정성부터 역가까지 폭넓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례로 보는 배치 간 변동성: Trisulfide 문제
Cysteine 접합 공정에서 환원제 TCEP를 투입하는 이유는 사슬 간 이황화 결합을 끊어 접합 가능한 티올기를 노출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이론적으로는 TCEP 1분자가 이황화 결합 1개를 환원시켜 티올기 2개를 만들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목표 DAR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TCEP 양이 예측보다 많고, 항체 로트마다 이 편차가 들쭉날쭉하다는 문제가 오래전부터 보고돼 왔습니다.
제넨텍(Genentech) 연구진은 2013년 Bioconjugate Chemistry에 발표한 연구에서, 이 변동성의 원인이 항체 로트마다 다르게 존재하는 사슬 간 트리설파이드(Trisulfide) 결합에 있다고 규명했습니다.[5] TCEP가 트리설파이드 결합과 반응하면 티오포스핀과 새로운 이황화 결합을 형성할 뿐, 접합에 쓸 수 있는 자유 티올기는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즉 트리설파이드 수준이 높은 항체 로트일수록 목표 DAR을 맞추기 위해 더 많은 TCEP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이 사례는 CMC 실무 관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명확합니다. 접합 반응의 재현성은 반응 조건만이 아니라, 그 이전 단계인 원료 항체의 미세한 구조적 이질성에도 좌우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상업 공정에서는 로트별 트리설파이드 함량을 사전 분석하고, 이에 맞춰 TCEP 투입량(Stoichiometry)을 조정하는 관리 전략이 함께 요구됩니다.
실험실 프로토콜과 상업 공정, 한눈에 비교
| 항목 | 실험실 스케일 | 상업 cGMP 공정 |
|---|---|---|
| 버퍼 교환 | 스핀 컬럼, 투석 | TFF 디아필트레이션 |
| 원료 항체 | BSA·Tris 포함 가능 | 고순도 Bulk 항체(최소 부형제) |
| 반응 농도 | 1~2 mg/mL | 5~20 mg/mL 이상 |
| 정제 | 크기 배제 스핀 컬럼 | TFF + 분취용 크로마토그래피(Prep-HPLC/SEC) |
| 품질 관리 초점 | 표지율(라벨:단백질 비율) | DAR·순도·역가 등 CQA 전 항목, 로트 간 재현성 |
FAQ
Q1. ADC 회사들은 항체를 직접 생산하나요, 구입하나요?
자체 배양·정제 설비를 갖춘 대형 기업도 있지만, 상당수 바이오텍은 CDMO로부터 고순도 Bulk 항체와 링커-Payload를 각각 소싱해 접합 공정만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구조를 취합니다. 공급망 구성은 회사와 개발 단계에 따라 다릅니다.
Q2. Lysine 접합과 Cysteine 접합 중 어느 쪽이 우월한가요?
우열의 문제라기보다 트레이드오프입니다. Lysine 접합은 환원 단계가 없어 공정이 단순하지만 DAR 분포가 넓어 균일성 관리가 어렵습니다. Cysteine 접합은 환원 단계가 추가되지만 DAR을 특정 값으로 제어할 수 있어 최근 신규 ADC 상당수가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Q3. TFF는 왜 한 공정에서 여러 번 쓰이나요?
단계마다 목적과 분리 원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배양액 수확 단계의 TFF는 세포·세포 파쇄물을 걸러내는 정화(Clarification) 목적이고, 접합 반응 전후의 TFF(UF/DF)는 버퍼 교환과 농축, 그리고 미반응 독성 Payload·유기용매 제거를 위한 것으로 분리 기전 자체가 다릅니다.
Q4. 유기용매 농도를 낮추면 응집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나요?
유기용매 비율을 낮추면 항체 변성 리스크는 줄지만, 소수성 Payload의 용해도가 함께 떨어져 반응 효율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 공정 개발에서는 유기용매 비율, 교반 속도, 온도, 안정제(트레할로스·Polysorbate 등) 투입량을 함께 최적화하는 DoE(실험계획법) 접근이 일반적입니다.
ADC 대량 생산 공정을 한 줄로 요약하면, 실험실 프로토콜의 원리는 그대로 유지한 채 "무엇으로, 얼마나 정밀하게 통제하는가"만 완전히 달라지는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버퍼 교환은 스핀 컬럼에서 TFF로, 반응 농도는 1 mg/mL대에서 두 자릿수로, 그리고 접합 위치 선택 하나가 DAR·순도·역가라는 CQA 전체를 좌우하는 변수로 확장됩니다. Lysine이냐 Cysteine이냐, pH를 몇으로 잡느냐, 유기용매를 몇 %까지 허용하느냐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합니다. 어느 지점에서 재현성을 놓치지 않을 것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참고문헌
- Kang, C. et al., "Processes for Constructing Homogeneous Antibody Drug Conjugates" — Kadcyla(Lysine 접합)와 Adcetris(Cysteine 접합)의 공정 비교, Org. Process Res. Dev. 2016, 20, 852–866: https://pubs.acs.org/doi/10.1021/acs.oprd.6b00067
- "Antibody-polymer-drug conjugates" 관련 특허 문헌 — Adcetris·Kadcyla의 Lysine/Cysteine 접합 방식 및 DAR 이질성 비교 서술: USPTO 문헌 원문
- Roulon, M. et al., "Hospital in-use evaluation of the physical, chemical and affinity stability of the antibody-drug conjugate trastuzumab deruxtecan (Enhertu®)" — Enhertu의 Cysteine 기반 DAR 8 접합 구조 설명, Journal of Pharmaceutical and Biomedical Analysis, 2026: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928098726001107
- "Formulation Matters: The Overlooked Engine of Stability and Success in Antibody–Drug Conjugates" — Polysorbate 산화 기전과 ADC 안정성에 관한 리뷰, Pharmaceuticals(MDPI) 2026, 19(3), 393: https://www.mdpi.com/1424-8247/19/3/393
- Cumnock, K. et al., "Trisulfide Modification Impacts the Reduction Step in Antibody–Drug Conjugation Process" — 항체 로트별 Trisulfide 함량과 TCEP 환원 효율의 관계, Bioconjugate Chemistry 2013, 24(7), 1154–1160: https://pubs.acs.org/doi/10.1021/bc4000299
- Antibody Conjugation Protocol 개요 — 실험실 스케일 접합 프로토콜(버퍼 교환·반응·정제) 일반 절차: AAT Bioquest, Antibody Conjugation Protoc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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